여성기업으로서의 새로운 재도약 - 중소벤처기업청장
회사라는 것도 하나의 인격체처럼 세상에 존재한다.
나는 그저 그 회사를 살피고 운영해 온 한 사람일 뿐이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나는 벤처기업, 사내 연구소, 여성기업 인증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여성대표’라는 타이틀도 나에겐 특별하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그저 기술과 제품, 그리고 판매에만 몰두한 사람이었다.
제품을 만들고, 특허를 내고, 연구를 이어가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전부였다.
성별이나 사회적 타이틀보다는, 당장 내 손에서 탄생하는 결과물과 그 결과물이 고객에게 전해지는 순간이 더 중요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사업의 영역이 넓어지고, 정부 과제에 도전하고, 해외 시장에 발을 디디면서 조금씩 깨달았다.
이 사회에는 노력만으로는 열리지 않는 문이 있다는 것을.
‘공식적인 증명’이라는 문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길들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새로운 사실을 마주했다.
여성기업으로 등록하면 지금껏 내가 쌓아 올린 노력과 결과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인정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정부의 지원과 혜택,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된다는 것.
그 순간 나는 마음 깊이 깨달았다.
“아, 나와 우리 회사가 걸어온 길을 이제는 공식적으로 증명해야 할 때가 왔구나.”
2025년 8월 1일, 마침내 여성기업 확인서가 내 손에 들어왔다.
서류 한 장에 불과하지만, 그 한 장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사업자등록번호를 다시 확인하고, 주업종을 명확히 기재하며, 매출 실적과 주주 내역까지 꼼꼼히 제출했다.
여성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표가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실제로 내가 회사를 경영하며 성장시켜 왔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그리고 모든 과정을 통과한 뒤, 마침내 내 손에 들어온 흰색 종이 한 장.
왼쪽 상단에는 발급번호가, 오른쪽 상단에는 QR코드가, 한가운데에는 굵은 글씨로 중소벤처기업부 청장 직인이 찍힌 여성기업 확인서.
그 종이를 마주한 순간, 나는 생각보다 깊은 감정에 사로잡혔다.
묵묵히 연구하고, 투자하고, 개발해 온 시간들.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노력일지라도, 오늘 이 종이가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당신의 길은 옳았고, 당신의 회사는 여성기업으로서의 자격이 있습니다.”
여성기업 확인서를 손에 쥔 순간, 내 마음속에는 새로운 날들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이 인증은 단순한 혜택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에 더 큰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새로운 길의 시작이다.
이제 나는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과 해외 진출 프로그램, 전시회 참가, 연구개발 지원금 등 수많은 기회를 만날 수 있다.
입찰에서 가점을 받을 수도 있고, 여성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비슷한 길을 걷는 대표들과 연결될 수도 있다.
홀로 숲속을 헤매며 길을 내던 시절이 끝나고, 이제는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길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이번 여성기업 인증은 회사의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우리는 벤처기업 등록과 사내 연구소 설립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증은 회사가 더 이상 작은 스타트업이 아니라,
제대로 된 기업의 면모를 갖추어가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더욱 특별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이 수소 미스트 출시 시점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 준비한 제품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여성기업 등록이라는 선물 같은 일이 우리 라부아지에 R&D 가족들에게 찾아왔다.
마치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하다.
“이제 인고의 시간이 끝났으니, 더 크게 날아보아라.”
이 순간을 나는 단순한 성취로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기록한다.
여성기업 확인서를 받아든 지금, 나는 이 종이가 단순한 행정 문서가 아니라
내게 주어진 하나의 약속임을 느낀다.
그 약속은 하나님께 드리는 다짐이자, 동시에 나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마주하는 노숙자분들과 그분들을 돕는 지원팀에게도 하는 약속이다.
무엇보다, 함께 울고 웃으며 회사를 일궈온 우리 식구들에게도 전하는 약속이다.
오늘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더 큰 책임과 사명을 안고, 세상에 기여하는 길을 끝까지 걸어가겠다.”
앞으로 3년, 이 확인서의 유효기간 동안 나는 더 많은 도전을 할 것이다.
국내 전시회뿐 아니라 해외 박람회에도 참여하고,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출과 글로벌 협력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 과제를 진행하며 제품군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빛나는 브랜드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제 나는 대한민국의 한 여성기업인으로서,
K-뷰티와 K-메디컬 디바이스라는 이름으로,
라부아지에 R&D를 글로벌 무대에 올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발명가이자 발견자로서, 그리고 여성기업 대표로서 다시 한 번 도약한다.
언젠가 이 길을 돌아볼 때, 오늘을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2025년 8월 1일, 여성기업이라는 날개를 달고
제도와 사회의 손을 잡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날.”